오늘은
장봉이
오늘처럼
마음이 우울한 날은
저 포장마차에서
삶이 고단해도
열심히 살아가며
행복에 끈을 단단히 꼬아 가는
따뜻한 사람들과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며
술 한잔 하고 싶다.
이제는
장봉이
자,
산으로 가자
이제는 내가 의지할 곳
저 산뿐이니
오솔길 끝나는 산자락 양지쪽에
소담한 내 작은 산하나 만들고
오가는 짐승과 새들과
달과 별 가리지 않는 친구 하며
빠르게 오가던 나날들의
지난 삶을 잠시 묻어 두고
사시사철 이야기꽃 피우며
변하지 않는 너, 산처럼 살리니.
공동묘지
장봉이
영영
산으로 죽으러 간 사람들과
다시 살아올 것을 믿고
산으로 죽으러 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만든 묘지들
죽어서도 개버릇 못 버린 자는
호화로운 석등과 상석과 비석과
봉분들을 돈의 삽질 만큼 치 쌓고
부지런하고 가난하게 죽은 자는
작은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어설픈 십자가와
호미질로 힘겹게 긁어 올린 벌거벗은 황토 평분들
아, 사람들은
살아도 죽어도 울고 웃는 것을.
출처 : 양평문협-아리수
글쓴이 : 장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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