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겨레 문학의 꽃, 시조時調
1. 시조강의를 열면서
한 겨레와 나라의 존속에는 반드시 그 겨레와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궤를 같이 하였을 것이며, 더우기 그 겨레가 오랫동안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다면 또한 반드시 그들의 말과 글로 꾸며진 겨레문학이 민족정신의 본향이요 민족정서의 원천으로서 자리매김 하였을 것이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는 그 동안 훌륭하게 가꾸어 온 겨레시, 시조가 있다.
시조는 우리겨레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기에 가장 알맞은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의 정신적 전통을 담아 전수하는 우리민족만의
고유한 주체성이자 정신이다.
멀리 신라의 향가에서 부터 뿌리를 박고 천여 년을 면면히 이어 온 우리 시, 시조에는 우리민족만이 갖고있는 생활과 기질과 환경과 애환과 신명이 녹아 있다. 3장 6구의 시가 속에는 우리 할머니들의 물레 잣는소리, 할아버지들의 담뱃재 터는 소리, 어머니들의 다듬이 방망이 소리, 아버지들의 도리깨질 소리와 함께 물소리 바람소리와 같은 자연의 숨결이 리듬으로, 내재율로 들어 있다.
지식인 사회의 일부가 한자문화에 중독되어 있을 때에도 우리는 우리글을 스스럼없이 끈질기게 사용해 왔으며 그것은 우리 시조의 독자성과 함께 살아있는 우리 전통을 나타내는 뚜렷한 흐름이다.
그런의미에서 옛시조와 현대시조는 조금도 다를바가 없는 하나의 몸체이다. 정신적 핵심도 그러하거니와 구조양식의 수용면에서도 하나의 원리로 뚜렷하게 흘러온 우리의 주체적 삶이요, 정신이며, 그 삶과 정신의 고유한 리듬인 것이다.
어러한 시조의 리듬은 우리 한국인의 생리와 호흡에 그대로 맞물려 있으므로 복잡하게 그 구조적 양식을 설명할 필요없이 시조를 계속 감상하는 사이 절로 터득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균열
이호우
초장 ; 차라리 절망을 배워 (1구 ; 3 ,5조) / 바위 앞에 섰습니다 (2구; 4, 4조)
중장 ; 무한한 주름살 위에 (1구 ; 3 ,5조)/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2구; 4, 6조)
종장 ; 바위도 세월이 아픈가 (1구; 3 ,6조)/ 또 하나 금이 갑니다 (2구 ; 3 ,5조)
시조의 기본율은 3장 6구 12절 45자 내외로서(단시조)
초장 :ㅣ구; 3, 4 2구 ;3, 4
중장 : 1구 ;3, 4 2구 ;3, 4
종장 : 1구; 3, 5 (5자 이상 12자까지) 2구; 3, 4
가 대표적이 뼈대이지만 위의 경우와 같이 각 장마다 한, 두자씩 더하여도 상관없는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
며칠후의 두번째 강의에는 우리 양평 서종면에 살고 계시는 시조시인 정용국 선생님의 (이호우시조문학상 신인상,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수상으로 빛나는) 현대시조를 소개하여 드릴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