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이 , 서정문학 '동시'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시상식 및 당선작 (2010. 7. 24.)

장봉이 2010. 7. 17. 18:21

 

 

 

 

 

 

착각

 

  장봉이

 

쨍쨍한 여름

대명천지에

머리통만 한 큰 수박과

황금 몸 동아리 참외가

서리꾼 손을 쫒아

줄래 줄래 밭을 떠나는데

원두막 주인과

망보던 검둥개는

서리는

밤에만 내리는 거라며

코를 골며 낮잠만 즐긴다.

 

 

  여우비

 

      장봉이

 

 

한여름 낮

하늘바다 도망친

귀여운 은어들이

햇빛 사이 사이로

은 비늘을 번쩍이며

살금살금 땅으로

헤엄치며 내려오는 걸

두눈으로 보았는데

산속으로 숨은 건지

풀숲으로 숨은 건지

개울가로 숨은 건지

한 마리도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밤과 밤(夜와 栗)

 

               장봉이

 

이 밤은

내가 편히 잠을 자는 밤

 

저 밤은

가시 껍데기 속에 갇혀 있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