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스크랩] 천년 은행나무의 가을

장봉이 2013. 4. 12. 09:10

 

천년 은행나무의 가을

 

                  장봉이

 

의상 대사 지팡이에서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

금빛의 은행 보살들

천백 년 넘게 부처의 시선처럼

용문사의 사천왕문을 지키며

향기의 불문을 읽고 있다

몸통은 세월만큼이나 깊이 패어져 있고

수많은 검버섯과 이끼들이 끼여

온몸이 가렵다 못해 쓰리고 아프지만

바닥과 허공을 초월한

무소유의 법문을 걸고 서있다

뿌리부터 올라온 황금의 물소리가

하늘을 점점 노랗게 물들이면

해탈에 몸을 비빈 노란 냄새는

향기로 들고나는 문이 되어

자비롭게 세상에 내려와 열린다.

 

*용문사--------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645 번지에 있는 고찰

*은행나무-----용문사 입구에 서 있는 1,100년이 넘은 동양 최고의 수령의 나무

                    둘레 14미터 높이 64미터.

출처 : (사)한국평생문우협회( 인터넷 작가협회)
글쓴이 : 중보 장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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